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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과사:황선범/眞의 理致(眞理)

진리의 뜻(3) / 황선범

by 마루사랑 2007. 8. 17.
맑음과 탁함(3)

우리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나 눈동자를 통하여 맑음을 읽을 수 있는데, 그 맑음이란 순수ㆍ솔직ㆍ정직ㆍ순박ㆍ천진난만 등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을 보면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젊게 보이고 순박하게 보이고 천진난만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결국은 마음이 상대적으로 맑다는 것이고 평소 맑은 마음상태가 육신을 통하여 겉으로 들어나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진(眞)ㆍ순(純)ㆍ정(淨)ㆍ청(淸) 등의 단어를 즐겨 사용하는데, 이 말은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탁함을 회복하여 맑음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뜻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결국은 근본ㆍ원시ㆍ바탕을 회복하려는 바램이 담겨있는 말이다.

맑지 않다는 것은 탁하다는 것이고, 탁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정상적인 흐름을 막는다는 것이고, 흐름이 막히면 생명이 답답하기 때문에 그것을 풀기 위하여 갖은 방법을 강구한다는 것이고, 막힌 곳을 풀지 못하면 탁함이 더욱 쌓이게 되어 막힘이 가중되는 것이고, 결국은 모든 것이 막혀 딱딱하게 굳어버리게 되는데 종국에는 죽음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뭔가 막혔을 경우 그것을 푸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사람의 막힌 것을 풀어주는 사람이 의사이고, 강ㆍ산 등을 건너고 싶으나 건너지 못하여 답답함을 풀어주는 사람이 사공이다.

요새 사람들은 어느 정도 먹고살기 때문에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무척 건강 등을 챙긴다. 단전호흡ㆍ등산ㆍ걷기ㆍ달리기ㆍ헬스ㆍ웰빙 등등이 크게 성행하고 있다. 이것이 무엇인가 하면 곧 막힌 것을 뚫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육신이 탁해졌기 때문에 손 쉬게 탁한 것을 뚫는 방법이 그런 방법인 것이다.
이와 같이 지금은 근본ㆍ바탕ㆍ원시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니되는 때이다. 온통 세상이 탁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세상이 막혀있다. 제일 먼저 자신의 마음과 육신이 막혀있고, 다음은 나라 뿐만이 아니라 온통 세상이 막혀있다. 막혀 있으므로 풀지 않으면 세상이 병고로 넘어갈 수도 있다.

병이란 막힌 상태를 의미한다고 했으니 무엇이 막혔는지 찾아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화석문명의 발달로 세상이 탁해져 막혀있고, 철학ㆍ사상ㆍ종교ㆍ학문 등이 모두 사람 살리기 위하여 나왔는데 절대성을 지킨다고 막혀있고, 그 밖의 정치ㆍ경제ㆍ과학ㆍ문화ㆍ노동 등이 파당을 지어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여 막혀있고, 사람마다 사리분별력을 잃어버려 일의 우선 순위를 가리지 못하고 있으니 막혀있다. 참새조차도 분별력을 잃어버려 사람이 옆에 지나가도 도망가지 않은 세상이 된 것이다.
세상이 탁하고 막혔다는 것은 결국은 가치관의 혼란을 의미한다.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물건 다루듯 생명을 취급하고, 생의 의욕을 잃고 자살도 하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분명한 방향성을 모르니까 그저 동식물처럼 먹고사는 것이 인생의 전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맑음과 탁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하늘과 땅이 있다. 하늘의 성품은 맑음의 극치를 설명하고 땅의 성품은 탁함의 극치를 설명한다.

사람이 시냇가에 나아가 시냇물이 맑다고 하지만 5미터ㆍ10미터를 넘어서면 바닥을 알 수 없다. 그러나 하늘은 몇 천억 광년 떨어진 별이 우리 육안으로 보이는 것은 맑음이 극치를 이루기 있기 때문이다. 하늘의 맑음은 천지를 들어낸다. 하늘은 스스로 맑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어리석은 인간들이 그 하늘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하늘이 성품이 이렇게 맑고 맑기 때문에 하늘 아닌 모든 것이 그 속을 오고간다. 이와 같은 맑은 상태를 열렸다고 하는 것이며 하늘은 맑음의 극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열려 있고 하늘보다 더 열린 것은 없으므로 조그만 얼룩이나 그림자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이와는 반대로 땅은 탁하기 이를 때 없다. 모든 탁함이 모여 굳어져 있기 때문에 땅을 파보지 않고는 10cm 아래의 모습도 알 수 없다. 땅의 이런 모습을 닫혔다고 한다. 이와 같이 꽉 막힌 상태를 완벽하게 닫혔다고 하는 것이며, 완벽하게 닫혔기 때문에 각고의 노력을 통해서만 조금씩 열어갈 수 있다.
열린 상태는 무엇이나 드나들 수 있는 것을 의미하지만 닫힌 상태는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함부로 드나들 수 없고 각고의 노력을 통해 조금씩 열어갈 수 있는데, 이것을 연구ㆍ개척ㆍ전진ㆍ창의ㆍ자유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공부한다는 것은 닫힌 세상을 열어가는 도구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것에 불과하고, 결국은 열린 하늘을 지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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